오션테크 분야는 지구 면적 70%를 차지하는 자연자본인 바다와 그 생태계 전체를 보호하고,
개선하고, 혁신해 나가기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모두 모인 시장입니다.
이 강연에서는 각국의 해양 전략과 함께 스마트 양식, 대체 해산물, 자율운항 선박, 해양 데이터, 친환경 선박, 해상 태양광 등
오션테크 핵심 기술과 스타트업의 흐름을 한 번에 짚어봅니다.
'오션테크'는 해양수산 분야의 신기술이나 관련 신생 서비스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특히 해양에서의 식량 보존, 청정 에너지, 해양 물류, 환경 보호, 해저/수중 데이터 확보 등의 여러 과제를 인공지능 기술이나 데이터, 로보틱스, 신소재 개발, 바이오/생명공학 기술 등을 적용해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식업이나 수산유통, 해양 물류를 혁신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해상에서의 자율운항, 해양 데이터 수집, 재생에너지, 해양바이오까지 두루 걸쳐있는 폭넓은 개념이라고 보는 게 좋습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드넓은 공간입니다. 바다는 수산/양식을 통해 식량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지만, 재생에너지 제공이나 해상 운송, 기후 조절 등의 핵심 인프라 기능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가의 주요한 전략자산이기도 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도 주목해야 하는 게 바로 바다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이란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육지와 바다, 공기, 생물 등 사람에게 필수적인 환경 자원이 '자연자본'인데, 2020년 이미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인 약 44조 달러가 이러한 자연자본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자연 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OECD는 2010년 약 1.5조 달러였던 해양경제의 부가가치 규모가 2030년에는 약 3조 달러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해양경제의 성장성을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국가들이 해양경제와 오션테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다각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1년 '지속가능한 블루 경제' 전략을 발표해 해양 재생에너지 개발이나 탈탄소 해상 운송 시스템 구축, 해양 오염 감소를 위한 선박 재활용 등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유럽 해양 디지털 트윈' 계획을 통해 방대한 해양 생태계 데이터를 디지털 빅데이터로 만들고, 해양수산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도 시작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해양 생태계 전반을 관리하고 관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양의 디지털 복제본'이자 일종의 '디지털 해양 지식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국가 주요 자산인 바다 관리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목표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2023년에 '백악관 해양 기후 행동계획(OCAP)'을 수립해서 범정부 단위의 해양 전략을 제시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1년이 지난 2024년에는 경과 보고서를 발표해서 부처별 이행 현황을 공개했는데, 해양 풍력 등의 해양 에너지 확대 적용, 해운 분야에서의 탈탄소 추진, 해양 보호구역 확대, 해양 데이터 공유 등 8대 과제를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 산하 국립해양대기청은 약 3.5억 달러가 투자되는 '기후 변화에 대비한 어업'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특히 해양 데이터 수집활동과 데이터 현대화 지원에 1.4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14차 5개년 해양경제 발전계획'과 '해양 생태환경 보호 14.5 계획' 등을 통해서 해양경제 고도화와 혁신 추진, 해양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보호 등을 위한 부처 합동 지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업 분야의 과학기술 발전 기여도를 2020년 63%에서 2025년 67%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해양수산 분야에 적용하는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어업 생산관리와 자원 보존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해양 안전과 자율운항, 해상풍력 등의 해양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총리 주재 해양정책본부에서 2023년 '제4차 해양기본계획'를 수립했습니다. 일본은 무엇보다 지진이나 쓰나미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 위한 해저 관측기술 분야에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한 인구 감소와 해양업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전 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요 국가들이 바다를 '전략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각 국가들은 ① 해양경제를 위한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② 수산이나 해운 등 전통적인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신기술 접목과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또한 ③ 바다 환경을 기술로 관리하거나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생명공학,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과 데이터 구축과 같은 신기술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도 환경 자산일 뿐만 아니라 전략자산이기도 한 바다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야 할 때라고 보고 있습니다.